-종이에-



종이에 펜을 대어 점 하나의 잉크가 베어드는 순간


그 종이는 가치를 잃는다.




점 하나의 잉크가 옆으로 그러지며 글이 되어


의미를 부여하는 순간


잃었던 가치가 살아난다.




내가 없었던 세상에 점 같은 자신이 태어나는 순간


세상엔 아무 의미도 없었다.




다만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그어지며 


의미를 하나씩 새겨갈 때


나는 세상의 일부로 존재한다.




설령 잘못 쓰인 글처럼 불에 사그러져도


이미 세상에 뜨거운 재를 남기게 되는 것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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